나의 출장은 보통 한 달간의 해외 생활 이후 한국에 돌아와 약 일주일간의 정비, 한국 사무실에서의 업무 처리 후 다시 돌아가고는 했다.
아내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못했던 데이트도 즐기고 문화생활도 즐기며 출장의 여독(?)을 풀어냈고 다시 비행기를 예약하고 떠나는 그런 생활.
보통은 해외에서 계속되는 생활이 되면 한국음식을 잘 먹지 않게 된다. 워낙 비싸니까.
아주 가끔 먹기는 해도 체류비로 지급되는 금액으로 생활을 해야 하기에 중소기업에서는 해외 생활이 그리 녹록지 않다. 물론 이점은 있다. 월급은 그대로 모이니까. 회사에서 지급되는 법인카드와 체류비로 한 달간의 생활을 한다. 그렇기에 생기는 부작용은 있다.
한국 음식이 생각나지 않는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한국에 돌아오면 항상 아내가 물었다. 무엇을 먹고 싶느냐고. 그런데 생각이 안난다. ㅎㅎ 항상 현지 음식을 먹고 다니며 생활하다 보니 그다지 생각나는 한국 음식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타까운 건 커피 맛을 잊었다.
회사에서는 바쁘다. 다시 돌아갈 준비도 해야하고 가서 처리해야 하는 업무도 봐야 하며, 한국에서 밀린 업무도 처리해야 하니까.
그렇게 바쁜 날들을 보냈고 나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다.
한번은 출발이 한 시간 반 가량 지연된 일도 있었다.
겨울에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 비행기에 쌓인 눈이나 얼음을 제거하고 출발해야 하는 "지연"이 생긴다. 그대로 이륙하면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에.
보통 아침 9시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집에서는 5시 30분경 공항버스를 타야 한다. 다행히 집 앞에 정류장이 있기 때문에 좋았지만 출발하는 날은 새벽같이 떠나야 하기에 아내가 깰 새라 조심조심 나가보지만 무거운 캐리어도 있고 조용히 나갈래야 나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 떠나면 한달동안은 못 보니까.
중국에서 거래처들을 다니다 보면 의리 번쩍한 건물들도 있지만 중국 영화에서 보던 그런 오래된 건물들도 많이 본다. 그래서일까, 나는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녔고 휴대폰에도 꽤 많은 사진이 찍혀 있다.
해외에서 보면 어딜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예쁘다.
한국에서는 왜 인지 모르게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는 느낌인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햇살이 다른 것인지 모르겠지만.
퇴근하고 숙소로 돌아가면 우기에는 이렇게 비가 많이 내렸다. 아파트 단지에 있었던 우리 숙소는 그래도 시설이 꽤 괜찮았던 곳이었어서 발코니에 가끔은 중국인 직원과 함께 맥주 한잔을 하곤 했었다. 물론 맥주는 하얼빈.
일요일이면 숙소 앞에 있던 대형 쇼핑몰을 다녔다. 산책도 하고 구경도 하고 그러다 길거리에서 피트니스 등록을 해달라는 영업(?)도 당하고 ㅎㅎ
실제로 갔었지만 너무 비싸서 못했던 ㅎㅎ
출장 현지에서는 참 심심하다. 퇴근하고 나서는 남자들끼리 모여 영화를 보거나 맥주 한잔을 하고 맛있다는 걸 먹으러 나가기도 하지만 그다지 재미가 있지는 않다.
보통 우리나라 공기가 맑지 않는 건 중국의 공장 때문이라 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중국 내륙은 공기가 맑다.
매연이나 미세먼지가 많지도 않고 하늘은 맑으며 공기는 맑았으니까. 물론 베이징이나 다른 곳은 다른 문제라고 한다.
그렇게 한참을 다니며 한국으로 만든 제품을 보내기도 했고 수출을 보내기도 했다.
40피트 HQ사이즈의 컨테이너 (*HQ는 하이큐빅의 약자로 일반적인 40피트 컨테이너보다 훨씬 더 큰 사이즈이다. )를 쌓아 보내곤 했는데 놀랬던 사실은 수출 나가는 날이면 남자건 여자건 모두 한 박스씩은 들고 내려와 컨테이너 작업을 도와주었던 사실.
우리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대부분 그 동네 사람들이 많다. 아침마다 남편이 태워다 주는 (그것도 벤츠로) 사람도 있었고 마작에 찌든 남자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순수했고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엄청 더운 여름, 점심 이후에 중국돈 100원을 주며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면 그리 좋아했던 사람들)
그렇게 나는 몇 개월간의 중국 출장 생활을 마감했고 다시 돌아왔다.
한국 본사에서의 생활이 다시 이어져갔고 다시 한국생활에 적응을 했다. 다시 베트남으로의 출장이 이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
베트남 출장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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