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베트남

[베트남 출장 이야기] 어찌보면 난 새파란 초보 그 자체였다.

옥상냥이 2024. 11. 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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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제품 디자인 혹은 운송기기 디자인을 세부전공 하고 싶었으나 어쭙잖은 그림 실력으로 (제품도 마찬가지지만 운송기기는 정말 디자인 스케치를 잘해야 한다.) 과감히 포기, 시각 디자인으로 전향했다. 

 

시각 디자인도 당연히 그림을 잘 그려야 좋다. 다만, 그 성격이 다르기에 의도를 전달할 정도만 되면 되는거였다.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부분은 광고디자인. 

 

아무튼 그렇게 되고 이 회사에 들어와 처음 맡았던 업무는 신규 홈페이지 및 상세페이지 제작이었고 당시 부장님과 만들어진 -TF 같은- 작은 팀의 일원이 되어 각각의 카테고리에 맞는 전 세계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제품들을 모아 소개하고 자사 브랜드도 소개하는 그런 팀이었다. 

 

 


그러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그렇겠지만 어쩌다보니 수출입 업무를 맡았고 그러다 가방 제작까지 맡게 되어 베트남까지 건너갔던 것이었다. 

 

 

동남아에 많이 보이는 놈. 이놈이 있어야 모기가 없다.

 

 

그렇게 처음 경험한 베트남은 중국보다 조금 더 더운,

하지만 중국에서의 경험 때문인지 죽을것 같이 덥거나 습도가 높은 느낌은 아니었다. 다만 오토바이가 너무 많아 호찌민에서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는 벌통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소리에 두통이 심해질 정도였다. 

 

 

베트남 공장 한켠에서.

 

이전글에서 베트남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베트남 전쟁이 생각난다는 이야기를 했다. 

차창 넘어로 보이는 지평선, 겹겹이 쌓여있는 정글을 보고 있으면 전쟁 때는 이곳도 폐허였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많은 생각이 드는 그런 나라였다. 

 

 

호치민에 있는 모던한 식당에서.

 

 

생각보다 호치민은 잘 발달되어 있다. 

약 100년간의 프랑스의 지배하에 있어서인지 빵이 대부분 맛있고 들리는 말로는 쌀국수 역시 그때 만들어진 음식이라고 했다. 난 보통 1구 지역에 있었는데 한국인이 많은 지역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태국의 카오산거리와 비슷한 백패커스거리 주변 호텔에서 머무는 걸 좋아했다. 

 

 

 

레스토랑을 올라가는 길.

 

하지만 어딜 가든 우리는 외노자다. 

아파서 병원을 가도 의료보험이 없기에 꽤나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고 (그때 난 무슨 용기로 해외 여행자 보험도 들지 않았나 모르겠다.) 베트남도 공산국가이기에 경찰이라고 있지만 큰 도움은 안된다. 

 

 

 

베트남 공원들과 함께 회식

 

 

중국에서도 마찬가지고 베트남에서도 마찬가지 인것은 공원들과 잘 지내면 좋다. 

다만 중국에서는 보통의 직원들과 보편스럽게 잘 지내면 좋은 것이지만 베트남의 경우 각 라인을 책임지는 라인짱이 대부분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그들과 잘만 지내도 좋다. 

 

하지만 샘플실은 다르다.

 

워낙 소수인원으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고 패턴사와 패턴 연구를 하고 1차 샘플을 제작하며 자재와 디자인 형태 등을 의논한 후 각 파트별로 구비된 미싱사와도 이야기를 많이 해야 그럴싸한 1차 샘플이 나오게 된다. 

 

아직 프로토타입이라고도 할수 없는 1차 샘플이지만 (가봉정도?) 여기서 더 디벨롭시켜야 한다. 하지만 난 그걸 2주 안에 해 내야 한다. 

 

 

탈탈탈 경운기들.

 

 

이때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출장을 다닐 것 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지금은 무비자 입국시 45일까지 연장되었다고 하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14일이 최고였기에 그 이상을 체류하기 위해서는 다른 인근 나라를 들렀다 오거나 비자를 받아야 했다. 

 

 

 

부분 작업이 완료 된 가방 샘플

 

 

보통 가방을 만들기에 나같은 경우에는 전면 측면 사 측면 뒷면 등의 부분을 스케치로 그려준다. 그리고 각 파트별로 적용되어야 하는 원단 샘플들을 보여줬고 혹은 공장에 구비되어 있는 원단들을 이용해 제작을 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진행한 2개의 백팩 샘플 진행. 

 

 

그래도 완료를 했다. 

 

 

그렇게 2주가 가까워져갔고 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실상 10일 만에 만들어 낸 샘플.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쉬지도 못하고 공장 샘플실에서 패턴사들과 함께 만들고 스케치하고 그렇게 보냈던 시간. 나는 다시 호치민 탄손낫 공항으로 가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자주 보던 베트남 평야.

 

 

그렇게 일로만 다니게 되었던 베트남 호치민이지만 한 번쯤은 여행으로 가볼 만한 그런 곳이긴 하다. 

다낭이나 하노이 달랏등의 지역은 워낙 한국인이 많다고는 하지만 내가 있던 곳은 거의 한국인이 없던 그런 곳이었다. 

 

-다음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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