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사진이 되다

[홍대 플리마켓때의 이야기] 한때는 잠시나마 그림을 그렸었다.

옥상냥이 2024. 12. 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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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나는 그림엽서를 직접 만들어 판매를 했었다. 

장소도 홍대 플리마켓.  

 

 

지금은 홈페이지가 없어진것 같다.

 

 

https://www.instagram.com/artfreemarket/

 

 

하지만 내가 잠시나마 활동을 할 때만 해도 꽤나 활동적이었고 역사는 매우 깊었던, 그런 단체였다. 이후 명동에서도 이루어지는 플리마켓에도 참여를 했었지만 수익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었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도 한 곳이 홍대 놀이터 앞에서 이루어지는 플리마켓이었다. 

 

 

그리고 아무나 받지 않았던 그런 단체였었는데 작가가 직접 만들거나 그리거나 한 상품들만을 판매할 수 있었고 (예술인 마켓이었으니까) 장르도 다양했다. 

 

정말 조촐하게 판매하던 때.

 

 

이때를 생각하면 큰 돈을 벌었다기보다는 신기한 경험을 했던 것 같다. 한 장에 3천 원씩 판매를 했었고 사람들은 신기해했고 좋아하기도 했으며 재미있어하기도 했던 그런 경험이었다. 

 

 

물론 무례한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어디에나 진상은 있었고 그다지 예술적이지는 않았지만 손으로 만드는 행위에 대한 무례한 발언을 서슴치않게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실용적인 (그림보다는 돈을 지불하면 실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값어치를 더 쳐주는 풍조(?)가 만연해 있던 시절이다. 

 

 

 

내가 좋아하는 펭귄.

 

 

지금 생각해 보면 무슨 깡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먹고 살아야겠기에 조금이나마 할 수 있었던 그림을 그리고 두꺼운 종이를 구매해 직접 자르고 몇 개 있지 않았던 마카로 그리곤 했었던, 그럼에도 좋아해 주며 엽서들을 하나둘씩 사가주시는. 그런 것들이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살기 어려웠던 젊은 시절 난 이곳을 참가하기 위해 동전을 모으고 지하철 역에서 티머니를 충전했다. 밥 먹을 돈도 아끼고 음료는 꿈도 꾸지 못했던 그런 시절. 낭만만 보기에는 너무 현실이 가혹했다. 

 

 

노란 목도리 담비.

 

 

내 그림은 현란하지 않다. 그렇다고 잘 그리는것도 아니고 선과 색 한두 개로 끄적인 게 전부이다. 그래도 한때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들이 좋아요 100개를 넘기며 꽤나 알아봐 주는 사람들도 있었던 게 남아있는 좋은 기억이다. 

 

 

 

작은 캐리어에 그림들을 담고 캠핑의자 하나를 가지고 참가했던 시절.

 

 

한 번은 종이가 떨어져 홍대에 있는 호미화방에 들린 적이 있다. 

 

 

 

https://naver.me/xcKJRtfc

 

호미화방 : 네이버

방문자리뷰 7,398 · 블로그리뷰 356

m.place.naver.com

 

미대생들의 메카이자 많은 미술 재료들을 판매하는 곳. 그 곳에서 필요한 종이를 구매하고 계산대로 가려는데 들리는 말.

 

 

"어? 혹시 00아니세요?"

누군가 나를 알아봤다. 인스타그램에서 나를 봤다는 분. 알아봐 주고 좋아해주니 너무 고마웠다. 짧은 감사의 인사를 수줍게 나누고 나는 그곳을 빠져나왔다. 

 

내가 뭐라고,

 

 

 

 

 

티비를 보며 심심하면 끄적이던 그림들

 

 

그림은 그릴 수록 발전하는것인가? 내 경우에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어느 정도는 발전한다. 하지만 노력으로 되지 않는 분야, 천재들은 이길 수 없는 그런 분야가 미술영역인 것 같다. 난 이 선 하나도 모양의 표현도 오래 걸리니까.

 

 

 

홍대 플리마켓에서.


내겐 가장 어려운 표현이 바로 생명체이다. 동물은 그나마 좀 낫다고 해야겠지만 여전히 어렵고 사람을 그리기에는 더욱 어렵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만큼 재능도 없다는 뜻이겠지.

 

 

 

필름카메라로 찍었던 현장의 사진.

 

 

지금 이 사람들은 어디서 무슨 생활을 하며 살아갈까. 코로나가 터진 이후 이런 벼룩시장들은 더욱 쇠퇴하게 되었을것 같고 어디선가 명목을 이어가며 간간히 열리는 것으로 알고는 있지만 예전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남아있던 재미있던 기억으로 추억의 이불을 덮어 놓으련다. 

 

 

낙서. 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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